편의점 냉장고 한 칸이 통째로 프로틴 음료로 채워진 걸 보고 놀란 적 있으신가요. 예전에는 헬스장 다니는 사람들만 찾던 물건이었는데, 지금은 다이어트하는 사람도, 근육 빠질까 걱정하는 부모님도 찾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들죠. "나도 먹어야 하나?" 그리고 곧바로 따라붙는 걱정. "그런데 신장에 안 좋다던데." 오늘은 이 두 질문을 중심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 단백질 권장량, 나는 얼마나 필요할까
먼저 기준을 잡아야 합니다. 목적에 따라 필요량이 꽤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유지 목적 — 보통 활동량의 건강한 성인이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공식 권장량 수준
근육량 증가가 목적 — 체중 1kg당 1.6~2.2g
체중 50kg이면 하루 80g, 80kg이면 하루 130g 이상을 먹어야 근육 성장을 최대한 자극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출처: 경향신문 수피의 헬스 가이드 — https://www.khan.co.kr/article/202403170700005)
여기서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운동 없이 단백질만 더 먹는다고 근육이 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반대로 단백질이 부족하면 있던 근육이 빠질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근육을 만들려면 열량도 있어야 해서, 다이어트 중에는 근육이 잘 붙지 않습니다. 체중 감량과 근육량 증가를 동시에 노리는 것은 자동차로 치면 브레이크와 액셀을 함께 밟는 셈이라는 비유가 나옵니다.
노년층은 조금 다릅니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데(근감소증), 근육 손실을 줄이려면 체중 대비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젊은 사람보다 오히려 더 신경 써야 하는 시기인 셈입니다.
저희 부모님도 언젠가부터 프로틴 음료를 드시더군요. 처음엔 좀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근육 빠지는 게 걱정되셨던 거였습니다. 저는 "운동하는 사람이나 먹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운동을 많이 못 하시는 분들에게 더 필요할 수도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 보충제가 필요한 경우, 필요 없는 경우
핵심부터 말하면 보충제는 마법의 약이 아닙니다. 단백질은 어디까지나 재료이고, 근육을 만들라는 신호는 운동이 보냅니다.
그렇다면 일반식만으로는 부족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고기, 생선, 계란, 두부, 콩, 유제품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다만 보충제가 유용한 상황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루 목표량이 큰 경우 — 체중 80kg인 사람이 하루 130g을 일반식으로만 채우려면 식사량 자체가 부담스러워집니다.
식단 조절이 서툰 초보자 —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계산이 어려울 때, 정량이 표시된 보충제가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다이어트 중 열량 제한이 있는 경우 — 지방과 탄수화물을 줄이면서 단백질만 확보해야 할 때
씹고 소화하기 어려운 경우 — 고령이거나 회복기일 때
반대로 평소 식사에서 단백질이 충분하고 운동도 하지 않는다면, 보충제를 추가할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그저 비싼 열량이 될 수 있습니다.
🫘 신장 걱정,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가장 많이 나오는 걱정입니다. "단백질 많이 먹으면 신장 나빠진다"는 말, 사실일까요.
우려의 근거는 이렇습니다. 단백질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체내에 질소가 쌓이고, 이를 처리하는 신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과도한 단백질 섭취가 혈중 요산 수치를 높여 통풍이나 신장 결석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출처: 데일리시큐 — https://www.dailysecu.com/news/articleView.html?idxno=81256)
반면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간이나 콩팥에 질병이 없는 사람은 체중 1kg당 2g 정도의 단백질까지는 소화에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 있고, 여러 연구에서도 체중 1kg당 2g 섭취가 건강한 간과 콩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체중 1kg당 3g을 섭취해도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건강한 일반인이 걸릴지 안 걸릴지 모를 통풍을 우려해 운동하면서 단백질을 최소 권장량보다도 낮게 섭취하면, 면역력 저하나 골다공증 같은 다른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출처: 나무위키 단백질 보충제 — https://namu.wiki/w/%EB%8B%A8%EB%B0%B1%EC%A7%88%20%EB%B3%B4%EC%B6%A9%EC%A0%9C)
정리하면 이렇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미 신장 질환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 — 단백질 섭취량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앞서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듯,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식이 조절 기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간이나 콩팥이 건강한 경우 — 일반적인 범위의 섭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 의견입니다.
즉 "누구에게나 위험하다"도 "누구에게나 안전하다"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신장 상태를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건강검진에서 크레아티닌이나 사구체여과율(eGFR) 수치를 확인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솔직히 저는 이 부분을 정리하기 전까지 막연히 "많이 먹으면 안 좋겠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근거를 찾아보니 걱정의 방향이 좀 어긋나 있었더군요. 정작 확인해야 할 건 보충제의 위험성이 아니라 제 신장 수치였는데, 저는 검진 결과지에서 그 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 제품 고르는 법, 무엇을 볼까
제품 종류가 워낙 많은데, 크게 원료로 나뉩니다.
유청단백(WPC/WPI/WPH) —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흡수가 빠른 편이고, WPI는 유당을 상당 부분 제거해 우유를 먹으면 배가 아픈 분들이 선택하기도 합니다.
카제인 — 흡수가 느려 포만감이 오래갑니다.
식물성(대두, 완두 등) — 유당 문제가 없고 채식 식단에 맞습니다. 개별 식물성 단백질은 아미노산 구성이 불완전한 경우가 있지만, 여러 종류를 섞으면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확인하면 좋은 항목은 1회 제공량당 실제 단백질 함량, 그리고 당류 함량입니다. 마시기 좋게 만든 제품일수록 당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 단백질 20g을 얻으려다 설탕까지 함께 먹게 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동물성이 식물성보다 무조건 우월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식물성 단백질은 섬유질, 항산화 성분,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께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본인의 소화 상태와 식단 구성에 달린 문제입니다.
⏰ 먹는 타이밍, 운동 후 30분 안에?
"운동 후 30분 안에 먹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이른바 '기회의 창' 이론입니다.
운동 직후가 근육을 만들라는 신호가 가장 왕성한 시점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보디빌더나 선수들은 이때 단백질을 집중적으로 섭취합니다.
다만 일반인에게 가장 중요한 전제는 하루 전체 섭취량을 채우는 것이고, 타이밍에 과하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운동 끝나고 부랴부랴 셰이커를 흔드는 것보다, 하루 동안 필요한 양을 꾸준히 채우는 쪽이 실질적입니다.
또 하나, "한 번에 많이 먹으면 흡수 못 하고 배출된다"는 이야기도 도는데, 이 역시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만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여러 끼에 나눠 먹는 편이 소화 부담이나 포만감 면에서 낫다는 점은 대체로 동의되는 지점입니다.
정리하면 프로틴은 부족한 단백질을 채우는 도구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운동을 하고 있다면 유용한 보조 수단이고, 식사로 충분하다면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본인의 활동량, 식단, 신장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결정하는 순서가 맞겠죠.
저는 결국 프로틴을 계속 마시기로 했습니다. 아침을 자주 거르는 편이라 그 자리를 메우는 용도로요. 다만 마음가짐은 좀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이거 마시면 뭔가 좋아지겠지" 하는 기대였다면, 지금은 "오늘 단백질이 부족했나?"를 먼저 생각하게 됐어요. 도구를 도구로 보게 된 셈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신장 질환이 있거나 검진에서 신장 기능 이상 소견을 받으셨다면 단백질 섭취량에 대해 반드시 신장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