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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후나 더운 날 편의점에서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음료가 있습니다. 바로 이온음료입니다. "물보다 흡수가 빠르다"는 광고 덕분에 건강한 음료라는 인식이 강하죠. 그런데 한편에서는 "이가 상한다",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어느 쪽이 맞을까요. 오늘은 이온음료의 좋은 면과 조심할 면을 근거를 놓고 나눠보겠습니다.

💧 이온음료란, 체액과 비슷하게 만든 음료
먼저 정체부터 보겠습니다. 이온음료(스포츠음료)에는 나트륨, 칼슘, 칼륨, 마그네슘 같은 이온이 들어 있습니다. 물에 녹으면 전기를 통하는 물질이라 전해질 음료라고도 부릅니다. 여기에 포도당 등을 더해 체액과 비슷한 농도로 만들어 흡수가 빠르게 되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출처: 코메디닷컴 — https://kormedi.com/1408844/)
종류는 농도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체액보다 묽은 것, 체액과 비슷한 것, 체액보다 진한 것입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이온음료는 대부분 체액과 농도가 비슷한 형태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음료가 '특정 상황'을 위해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갔을 때 빠르게 채우는 것이 원래 목적입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이 아닐 때 마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은 청량음료를 마시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당분과 나트륨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리터만 마셔도 성인의 하루 권장 당분 섭취량을 초과할 수 있습니다. 단시간에 많이 마시면 혈당이 빠르게 오르고, 늘어난 전해질을 맞추기 위해 이뇨 작용이 일어나 마신 수분이 다시 배출되기도 합니다.
(출처: 나무위키 이온음료 — https://namu.wiki/w/이온음료)
저도 한동안 이온음료를 물 대신 마셨습니다. 목이 마를 때 물보다 맛있고, 몸에도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시기에 제가 한 운동은 출퇴근길 걷기가 전부였습니다. 이온음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죠.
🦷 치아 건강, 문제는 산성도입니다
"이가 상한다"는 이야기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핵심은 당분보다 산성도(pH) 입니다.
치아 표면을 덮고 있는 법랑질은 pH 5.5 이하에서 녹기 시작합니다. 산성 환경이 자주 반복되면 법랑질이 약해지면서 치아가 부식되고 충치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출처: 동아시아식생활학회 —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11022484)
일반적인 평가 기준은 이렇습니다. pH 3.0 미만이면 치아 부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음료, pH 3.0~3.99면 치아 부식 가능성이 있는 음료로 분류됩니다.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여러 음료에 실제 치아를 8일간 노출시킨 실험에서, 모든 음료에서 법랑질 경도가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온음료에 노출된 치아는 경도가 320.1에서 183.9로 떨어졌습니다. 참고로 가장 심했던 것은 100% 오렌지주스(318.4 → 99.8)였고, 레모네이드, 사과탄산음료, 어린이음료가 뒤를 이었습니다.
(출처: 서울신문 — https://www.seoul.co.kr/news/society/health-medical/2013/01/28/20130128025003)
즉 이온음료만 특별히 나쁜 것은 아닙니다. 탄산음료, 과일주스, 발효유, 숙취해소음료처럼 산성을 띠는 음료 전반이 비슷한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건강 음료"라는 이미지 때문에 경계 없이 자주 마시게 된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치아를 보호하는 방법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빨대를 사용해 치아에 최대한 닿지 않게 마시기
입안에 머무는 시간이 짧도록 오래 머금지 않기
마신 뒤 물로 입안을 헹구기
(출처: 서울대학교 국민건강지식센터 — http://hqcenter.snu.ac.kr/archives/33124)
⚠️ 발암물질 논란, 무엇이 사실일까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이야기는 조금 더 정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 벤젠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사건의 시작은 2006년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비타민 음료를 조사한 결과, 비타민C와 보존료인 안식향산나트륨이 함께 들어간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됐습니다. 두 성분이 보관 중에 물속의 철, 구리 같은 미량 금속의 촉매 작용으로 반응하면서 미량의 벤젠이 생긴 것입니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소가 분류한 1군 발암물질입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619111)
국내 대응도 있었습니다. 이후 정부는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의 혼합 사용 금지 같은 벤젠 저감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2018년 일부 음료에서 벤젠이 검출된 사례가 있었지만, 식약처는 검출량을 기준으로 하루 섭취량을 가정해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음료에는 별도의 벤젠 기준이 없어 먹는 물 기준(10ppb)을 참고했습니다.
(출처: 한국일보 —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201802280920881758)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 논란은 주로 비타민 음료에서 시작된 것으로, 이온음료 전체에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한 규제 이후 관리가 강화되었습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확인하고 싶다면, 원재료명에 비타민C(아스코르브산)와 안식향산나트륨이 함께 표시되어 있는지 보면 됩니다.
한편에서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라면 몸에 쌓이지 않더라도 접촉 자체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민단체의 의견도 있습니다. 위험을 받아들이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 꼭 마셔야 할 때, 이럴 때는 도움이 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온음료를 피해야 할 것 같지만, 분명히 도움이 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것이 이온음료의 좋은 얼굴입니다.
1. 1시간 이상 격렬한 운동이나 고온 노동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1시간 이상 격렬한 운동을 했거나 높은 온도에서 일해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이온음료를, 가벼운 활동 후에는 물을 마시는 것이 현명하다고 안내합니다.
(출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 https://www.snubh.org/service/info/com/view.do?BNO=145&Board_ID=B003)
장시간 땀을 흘리는 운동에서 물만 과도하게 마시면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희석되는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는 나트륨과 포도당이 함께 들어 있는 음료가 체액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물 2리터 글에서 다룬 내용과 연결됩니다.
2. 설사로 인한 탈수 식중독이나 장염으로 설사가 반복되면 수분과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갑니다. 이때 이온음료는 둘을 동시에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여름철 고령층의 온열 질환 예방 이온음료는 생수보다 몸에 수분을 오래 머금게 합니다. 그래서 물과 이온음료를 섞어 마시면 갈증 해소와 함께 온열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안내됩니다.
반대로 이럴 때는 물이 낫습니다. 가벼운 산책, 짧은 운동, 사무실에서의 일상적인 갈증에는 칼로리가 없는 물이 불필요한 당분 섭취를 줄이고 체중 관리에도 유리합니다.
저는 이번에 자료를 정리하며, 이온음료가 나쁜 음료라기보다 쓰임이 정해진 음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요할 때 마시면 도움이 되고, 필요하지 않을 때 마시면 단 음료가 되는 것이죠. 요즘은 등산을 가거나 땀을 많이 흘린 날에만 이온음료를 챙기고, 평소에는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물론 신장 질환이나 고혈압으로 나트륨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면, 이온음료 섭취도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설사가 지속되거나 탈수 증상이 심하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고, 신장 질환·고혈압·당뇨병이 있다면 섭취 전 담당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