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가는 것 같지만 자외선은 계절을 가리지 않습니다. 흐린 날에도, 유리창 너머에서도 피부에 닿고 있죠. 그런데 자외선 이야기는 늘 헷갈립니다. 한쪽에서는 "비타민D 합성에 꼭 필요하니 햇볕을 쬐라" 하고, 다른 쪽에서는 "1분만 노출돼도 손상이 시작된다" 하니까요. 오늘은 이 상반된 이야기를 정리하고, 선크림은 어떻게 발라야 하는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 비타민D, 얼마나 쬐어야 할까
우리 몸의 비타민D는 약 90%가 햇빛을 통해 피부에서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쓰이는 것이 자외선 중 UVB라는 파장인데, 문제는 이 파장이 일광화상과 피부 손상을 일으키는 파장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쬐어야 할까요. 삼성서울병원은 비타민D 결핍 예방을 위해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팔과 다리에 5~30분 정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햇빛을 쬐는 것을 안내합니다. 얼굴이 아니라 팔다리라는 점, 온몸을 다 노출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피부가 얇고 노출이 잦은 얼굴은 차단제로 지키고, 팔다리로 비타민D를 만드는 식이죠.
한 가지 알아둘 점은 유리창을 통과한 햇빛으로는 비타민D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UVB가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 나이가 들수록, 비만할수록 합성 능력이 떨어지고, 여름보다 겨울에,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일수록 합성량이 줄어듭니다.
(출처: 삼성서울병원 알기쉬운 영양소 — http://www.samsunghospital.com/home/healthInfo/content/contenView.do?CONT_ID=3571)
부족하다면 음식으로 보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비타민D는 연어, 고등어, 청어 같은 기름진 생선에 가장 많고 계란 노른자, 버섯류, 비타민D 강화 유제품에도 들어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정리하면서 제 착각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사무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그래도 나는 햇볕은 좀 보고 사네" 하고 생각했었거든요. 정작 그 유리창이 UVB를 다 막고 있었다는 걸 몰랐습니다. 반대로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UVA는 유리를 통과하니, 저는 이득은 없이 손해만 보고 앉아 있었던 셈이더군요.
🧴 피부 노화, 광노화와 피부암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광노화 — 자외선에 반복 노출되면 피부에 흔적이 남습니다. 우리 피부에는 손상된 섬유를 리모델링하는 분해효소가 있는데, 이 효소들이 자외선에 의해 과다하게 활성화되면 콜라겐 섬유가 감소해 탄력을 잃고 주름이 생깁니다. 여기에 색소세포까지 자극받아 기미, 주근깨, 잡티 같은 색소질환이 나타납니다. MSD 매뉴얼은 광노화된 피부의 특징으로 미세하고 거친 주름, 불규칙한 색소침착, 검버섯 같은 반점, 거칠거칠한 질감, 누르스름한 안색을 꼽습니다.
피부암 — 자외선 노출이 심할수록 전암성 증식과 편평세포암종, 기저세포암종, 악성 흑색종을 포함한 피부암 위험이 커집니다. 특히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햇빛에 광범위하게 노출된 사람, 그리고 직업이나 여가로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사람에게 흔합니다.
(출처: MSD 매뉴얼 일반인용 — https://www.msdmanuals.com/ko/home/%ED%94%BC%EB%B6%80-%EC%A7%88%ED%99%98/%EC%9D%BC%EA%B4%91-%EB%B0%8F-%ED%94%BC%EB%B6%80-%EC%86%90%EC%83%81/%EC%9D%BC%EA%B4%91-%EB%B0%8F-%ED%94%BC%EB%B6%80-%EC%86%90%EC%83%81-%EA%B0%9C%EC%9A%94)
한 가지 놀라운 사실도 있습니다. 2015년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UVA 손상은 햇빛에 노출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시작될 수 있고, 색소세포(멜라닌 세포) 손상은 노출이 끝난 뒤에도 몇 시간 동안 계속 진행됩니다. 피부과 의사들이 차단을 덜 하기보다 더 하기를 권하는 이유입니다.
(출처: 피부암 재단 — https://www.skincancer.org/ko/blog/sun-protection-and-vitamin-d/)
🧪 선크림, SPF보다 중요한 것
여기서부터가 실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떤 선크림을 사느냐보다 어떻게 바르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SPF와 PA가 뜻하는 것 SPF는 UVB 차단 지수입니다. 그런데 숫자가 두 배라고 차단력이 두 배는 아닙니다. SPF 15는 자외선의 약 93%, SPF 30은 약 97%를 차단하며, 그 이상 올려도 차단율은 97~98%에 머뭅니다. 미국 FDA가 SPF 30 이상은 구체적 수치 대신 '30+'로 표시하도록 권장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PA는 UVA 차단 지수로 +의 개수로 표시합니다.
대부분이 놓치는 진짜 문제: 양 표기된 차단 수치는 피부 1㎠당 2mg을 바른 뒤 측정한 값입니다. 그런데 실제 사용량은 권장량의 25%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에 따라서는 10% 수준이라는 결과도 있습니다. SPF 30 제품을 써도 충분히 바르지 않으면 실제 차단력은 SPF 5~6 수준에 그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투 핑거 룰'입니다. 얼굴 기준으로 검지와 중지 두 마디 길이만큼 짜서 바르는 방법입니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기억해도 좋습니다. 한 번에 두껍게 바르면 밀리기 때문에 얇게 여러 번 겹쳐 바르는 편이 낫습니다.
(출처: 하이뉴스 — https://www.high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6)
덧바르기 아침에 한 번 바른 선크림이 저녁까지 가지는 않습니다. 땀, 피지, 마스크나 손에 쓸리면서 차단막이 지워집니다. 보통 2시간 간격이 권장되고, 자외선지수가 매우 높음(8 이상) 구간에서는 1시간 반 정도로 당기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흐린 날이라고 생략하기보다 재도포 습관 자체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 피부과의 일반적인 안내입니다.
(출처: 리뉴영의원 — https://www.renew-young.com/2026/07/04/sunscreen-effect-duration/)
한 가지 더 알아두면 좋은 점은, 표기된 SPF 수치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논란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2021년 국내에서도 일부 제품의 실제 차단 성능이 표기치에 미달한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숫자 하나에 전적으로 기대기보다, 충분한 양과 덧바르기, 모자나 양산 같은 물리적 차단을 함께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출처: 나무위키 자외선 차단제 — https://namu.wiki/w/%EC%9E%90%EC%99%B8%EC%84%A0%20%EC%B0%A8%EB%8B%A8%EC%A0%9C)
솔직히 저는 이 대목에서 좀 부끄러웠습니다. 선크림을 나름 챙겨 바른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짜던 양은 두 마디는커녕 한 마디도 안 됐거든요. 아침에 한 번 바르고 끝이었고요. 결국 저는 SPF 50 제품을 사놓고 SPF 5짜리를 쓰고 있었던 셈입니다. 비싼 제품을 고르느라 들인 시간이 좀 아까워지더군요.
💄 자외선 차단 되는 BB크림추천, 이걸로 충분할까
"BB크림에 SPF 50이라고 적혀 있으니 선크림은 안 발라도 되겠지" 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여기에는 짚어볼 지점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BB크림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앞서 본 '양' 문제와 같습니다. SPF 수치는 1㎠당 2mg을 발랐을 때 나오는 값인데, BB크림을 그 양만큼 바르면 화장이 두껍고 답답해집니다. 실제로는 훨씬 얇게 펴 바르게 되죠. 게다가 BB크림은 하루 종일 덧바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권장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선크림을 먼저 충분히 바르고, 그 위에 BB크림을 얹는 방식이 기본입니다. BB크림의 SPF는 '추가 보험' 정도로 생각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덧바르기는 선스틱이나 선쿠션으로. 메이크업 위에 덧바를 수 있는 제형이 나와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잠깐 나가는 정도라면 BB크림만으로도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다만 장시간 야외활동에는 부족합니다.
고를 때 확인할 것
SPF와 PA를 함께 볼 것: SPF만 높고 PA 표기가 없거나 낮으면 주름·색소침착을 일으키는 UVA 방어가 약합니다. SPF 30 이상 + PA+++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피부 타입: 지성이라면 세미매트 제형, 건성이라면 촉촉한 제형이 편합니다.
민감성이라면 무기자차 기반 제품이 자극이 덜한 편입니다.
시중에서 많이 찾는 제품들
참고 삼아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제품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어느 하나가 최고라는 뜻은 아니고,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감을 잡는 용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구달 어성초 진정 블레미쉬 커버 선비비 (SPF50+/PA++++): 선크림과 베이스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수요에서 인지도가 높습니다. 얇게 밀착되어 붉은기 정도를 자연스럽게 정돈해주는 타입입니다.
2. 셀룸 아마이드 BB크림 (SPF50+/PA++++): 차단 지수가 높으면서 가격대 부담이 적은 편에 속합니다.
3. 미샤 M 퍼펙트 커버 비비크림 EX (SPF42/PA+++): 오래 판매돼온 스테디셀러로, 커버력을 우선할 때 자주 언급됩니다.
4. VT 크리스탈 비건 비비크림 (SPF38/PA+++): 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가벼운 사용감을 찾는 경우의 선택지입니다.
(출처: 화해 BB/CC크림 랭킹 — https://www.hwahae.co.kr/rankings?english_name=category&theme_id=4317)
다만 어떤 제품을 고르든 앞서 말한 '양' 문제는 그대로 남습니다. 실제 사용자 후기에서도 "선비비지만 낮에 외출할 때는 선크림을 생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피부 톤과 유분 정도에 따라 맞는 제품이 크게 달라지니, 위 기준으로 매장에서 테스트해보시길 권합니다. 브랜드를 떠나 공통적으로 확인할 것은 SPF·PA 표기와 제형이라는 점만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자외선은 완전히 피해야 할 적도, 마음껏 쬐어도 되는 친구도 아닙니다. 비타민D를 위해서는 팔다리에 짧게, 피부를 위해서는 얼굴에 확실하게. 이 두 가지를 나눠서 생각하면 훨씬 간단해집니다. 다만 필요한 노출량이나 차단 방법은 나이, 피부 타입, 생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각자의 상황에 맞게 조정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피부에 새로 생긴 점이나 기존 점의 모양·색이 변한다면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권해드립니다.